2023년 2월 22일(수) 친해지기 캠프 풍경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23-03-01 19:13
조회
647
매해 1학기 개학식 바로 전날에는 친해지기 캠프가 있습니다. 이 날은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신입생으로서 학교에 오는 날입니다. 친해지기 캠프를 함께하면서 개학식 날 느낄 수 있는 낯설음의 절반은 낯익음이 됩니다.

학생회에서도 매 해 친해지기 캠프의 한 몫을 해줍니다. 고맙게도 올해는 8명의 선배들이 반가운 마음으로 새로운 얼굴들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처음 숲교실에 들어서자 먼저 선배들이 핫초코를 타주었습니다. 날도 차갑고 첫 걸음이 어색할 터라 달고 따뜻한 핫초코가 마음을 풀어주는 데에는 제격입니다.

간단한 인사 후에 학생회에서 준비한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됐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김주한 학생이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애를 써 주었습니다.

이어서 박상진 선생님과 함께 교가를 배웠습니다. 워낙 예전에 있던 뮤지컬 공연에 올라갈 곡 중 하나였는데 교가가 됐습니다. 작곡은 박상진 선생님께서, 작사는 최원배 선생님께서 하셨죠. 교가를 작곡자에게 직접 배운 셈입니다.

교가를 배운 후 친해지기 캠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서, 칠보산 오르기가 있었습니다. 선배와 2인 1조로 짝을 지어 제 2 전망대까지 오릅니다.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지만, 올라가서 보면 우리 학교는 칠보산 품에 폭 담겨 있습니다. 그 품 안으로 모여서 인사하고 웃고 떠들고 배우면서 지내다가 문득 거울을 보면 자라 있는자신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칠보산 위에서 하늘과 땅을 배경으로 한 명씩 사진을 찍고, 또 모두 함께 모여서 사진을 찍고서는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내려오니 어묵탕 냄새가 반겨줍니다. 이번 어묵탕은 조금 특별합니다. 다들 산을 다녀오는 동안 두 명의 선배가 끓였거든요. 지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작년에 했던 끼니만들기 수업에서 배운 것들도 발휘하면서 준비를 했을 겁니다. 산을 다녀온 터라 허기가 많이 졌을 텐데, 김밥과 어묵탕으로 그 허기를 달래주었습니다.

오후 일정이 시작되면서 학교의 소개 영상과 선배들이 찍은 단편 영화를 함께 봤습니다. 이번에는 1기 학생들이 찍었던 영화도 한 편 같이 봤는데, 올해 1기 학생들은 이제 23살이 됐을 겁니다. 10기 신입생들은 1기 선배들의 영상을 어떤 마음으로 봤을까요?

바로 이어서 침묵과 독서를 경험해 봅니다. 우리 학교에는 점심 시간이 끝나고 2시부터 30분 동안 침묵과 독서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점심 먹고 뛰놀면서 들썩거리던 몸과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립니다. 침묵 중에 마음을 잔잔하게 하고 독서 중에 깊은 생각으로 빠져듭니다. 물론 식후라 많이 졸릴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제 나무 그림을 그릴 차례입니다. 우리는 평화로운 숲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나무들이 모여서 숲이 된 것처럼, 숲에 새로운 나무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매번 봤지만 같은 모양의 나무는 전혀 없습니다. 여섯 명이면 완전히 다른 여섯 그루가 나옵니다. 서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을 배우자면 먼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나무 그림 그리기가 그 시작입니다. 신입생들이 나무를 그리는 동안 선배들은 나뭇잎을 오립니다. 나뭇잎 위에는 환영의 인사가 적힐 것이고 각 나무의 나뭇잎이 될 것입니다.

담임시간에 이후 일정과 준비물에 대한 소개가 있은 후 우리가 사용한 공간을 정리하고 청소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친해지기 캠프로부터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그 날의 즐거움과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위의 글 사이에 제가 느낀 즐거움과 따뜻함이 잘 스며 있기를 바랍니다.



칠보산 제 2 전망대에서(2023.02.22)
전체 4

  • 2023-03-02 13:02

    가뜩이나 수도꼭지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악화되어서...
    글 읽다가 울컥, 사진 보면서 촉촉.
    10기 신입생 모두 환영해요! 환영해 준 선배 학생들 모두 고마워요. (멋있어!)

    어묵탕은 누구의 솜씨였을까, 궁금해요. 나도 좀 얻어먹고 싶....


  • 2023-03-02 13:17

    반갑고 새로운 얼굴과 눈들이 보이네요~
    입학실날 가면 얼굴들을 볼 수 있겠죠?^^


  • 2023-03-03 17:01

    유건이도 함께해준 선배들 덕분에 더욱 즐거웠다고 하더군요. 재학생 선배 여러분 감사합니다~^^


  • 2023-03-05 16:21

    친해지기 캠프가 이렇게 따뜻한 캠프군요.
    훈훈함이 느껴집니다^^~